【건강다이제스트 |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신임 참모들과 커피 산책을 즐겼다. 직장인들 대부분도 점심식사 후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동료애를 나눈다. 언제부턴가 우리 일상으로 들어와 너무도 친숙한 풍경이 되어버린 커피! 지금 커피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것도 커피전문점이다. 커피가 최고의 인기 음료로 급부상한 지금, 비뇨기과 전문의로서는 걱정이 앞선다.
커피 자체는 세포 노화를 막는 항산화제가 많고, 각종 질병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보고도 많이 있다. 여러 역학조사를 종합해 보면 일상적인 커피의 음용은 정신활성 측면과 신경학적 측면, 대사성질환 및 간 기능 측면에서 아주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증가돼 긍정적인 기분을 활성화시키므로 일상에서 기분 전환용 음료로 최고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런 커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비뇨기의 다양한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하루에 소변을 8번 이상 자주 보고,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과민성방광증에서 커피는 그야말로 상극의 역할을 한다. 커피는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방광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뇨작용을 촉진해서 과민성방광증을 악화시키는 주된 역할을 하게 된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면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여성들을 많이 볼 수 가 있는데, 바로 과민성방광증 환자분들이 커피를 마시게 됨으로써 나타나는 장면이다.
과민성방광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커피를 2주간만 중단해도 과민성방광증이 크게 호전되는 경우도 많이 있을 정도로 과민성방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당장 커피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성인 10명 가운데 4명이 밤에 잠을 자다가 1차례 이상 소변을 보는 야간뇨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이러한 수면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는 야간뇨의 원인은 소변 양이 증가되는 당뇨나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소변이 생성되는 요붕증 등의 질환도 있지만 커피를 마시는 생활습관도 야간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커피에 의한 야간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저녁 시간에는 커피를 자제하고, 자기 전에는 소변을 미리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면 이뇨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소변의 농도가 짙어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요로결석이 쉽게 생긴다. 요로결석은 수분 섭취를 많이 하면 예방법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수분 섭취로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커피는 들어간 물의 양 몇 배를 소변으로 내 보내는 이뇨작용을 발생시키므로 커피 자체에 의한 수분 섭취 효과는 없다. 커피를 마신 후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면 요로결석을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사실 커피는 1990년대 초반에는 방광암의 발암물질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보건기구는 커피와 방광암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정확히 명시해서 그러한 오명을 벗게 되었다. 세계보건기구는 커피의 방광암 발암성을 철저하게 검토한 결과 커피와 방광암 간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아서 발암물질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커피는 방광암의 발생요인으로 분류되었다가 최근에는 방광암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발표되었지만 앞으로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처럼 커피는 비뇨기과의 4가지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연관성도 아주 높다. 통상 성인의 1일 카페인 권장량이 400㎎ 이내이다. 커피 1잔당 카페인 양이 80㎎이면 하루 3~5잔은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
그러나 이러한 카페인은 개인마다 카페인 분해 능력이 달라서 소량의 커피를 마셔도 카페인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사람마다 커피로 인한 비뇨기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카페인 양은 정량화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비뇨기과적인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두 잔 정도의 커피 섭취로 카페인의 축적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이영진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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