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
성에 대한 평가만큼 주관적인 것도 드물다. 터무니없이 높은 기준을 두고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판단해서 본인의 나쁜 상황을 무시하고 방치하기도 한다. 건강한 발기에 관한 관심과 우려는 많지만 정작 어느 정도가 건강한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알고 있는 남성은 많지 않다. 충분한 발기 능력에 관한 의학적 판단의 중요한 기준은 ‘성관계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을 기본으로 한다. 성관계가 가능한 충분한 발기는 어떤 모습일까?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발기도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가 있다. 흥분과 충동을 느끼면 음경이 부풀어 올라 부피가 커져야 하며, 삽입할 만큼 충분히 단단해야 하고, 뜨거움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건강한 발기는 정리하자면 3가지 반응으로 요약이 될 수 있다.
첫째, 성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해야 한다.
둘째, 삽입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단단해야 한다.
셋째, 사정에 이를 때까지 발기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각각의 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이 시청각자극(audiovisual sexual stimulation, 이하 AVSS) 발기검사다. 이 방법은 성적 흥분을 유발할 수 있는 야한 동영상을 일정시간 노출시키면서 발기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굳이 의료기관이 아니어도 가정에서 충분히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면 편안한 환경에서 시청각 자료에 노출을 시킨 다음 가볍게 음경을 압박한다. 우리 인체는 시청각자극에 대한 반응 외에도 압박과 같은 물리적 자극에 대해 반사성 발기가 존재한다. 시청각 자극에 의한 심리적 자극과 물리적 자극을 동시에 주면서 자신의 발기 상태를 최대한 이끌어 낸 다음 관찰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이러한 자극을 평가가 끝나는 순간까지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간혹 발기를 유발하는 순간까지만 자극을 유지하고 이후에 바로 자극을 해제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는 누구라도 발기가 소실되고 자극에 대한 반응지속 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 테스트 시간은 대체로 15분 내외가 적당하다.
건강한 남성이라면 2분 이내에 발기 반응이 나타나야 한다. 성 자극을 받게 되면 우리 인체의 뇌에서는 다양한 수준의 성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이 작동하여 충동과 흥분반응이 나타난다. 이 반응시간이 2분을 넘게 된다면 흥분 장애형 발기문제를 예상해볼 수 있다. 발기반응이 시작되면 음경이 팽창하고 단단해지는데 발기 강직도는 일반적으로 4단계로 나누어 평가한다.
● 1단계 수준의 발기는 발기유발이 거의 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 2단계는 어느 정도 팽창은 이루어졌으나 단단하지 않아 삽입이 어려운 수준의 상태를 말한다.
● 3단계는 삽입이 가능할 정도로 단단하긴 하지만 완전히 딱딱하지 않아 휘청거리는 느낌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 4단계는 완전히 딱딱하여 관계에 전혀 어려움이 없고 음경의 온도 또한 충실한 상태를 말한다.
성관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적어도 3단계 또는 4단계의 발기가 가능해야 한다.
발기 강직 정도가 충분하더라도 사정이 마무리 될 때까지 일정 시간 유지되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4단계 수준의 발기가 15분 이상 가능할 때 정상 수준이라 판단한다.
일반 성인 남녀의 성관계 시간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애무 시간은 7분 내외, 삽입 시간은 5~6분 정도로 애무를 포함한 총 관계 시간이 12~13분이 일반적이었다. 애무와 삽입 시간의 개인별 편차를 고려해도 15분이면 보편적인 남녀가 무리 없이 성관계가 가능한 시간인 것이다.
▶발기 반응시간 ▶발기 강직도 ▶강직 유지시간은 건강한 발기의 세 가지 모습이다. 발기력이 떨어지면 이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나빠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임상에서 마주하는 환자분들은 대개 강직도 약화와 유지 곤란을 주로 호소한다. 20~30대 남성들은 강직도와 유지시간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40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발기 유지가 곤란해지면서 이후 강직도 문제가 함께 나타나기 쉽다.
특정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젊은 층의 2차성 발기 문제는 갑작스럽게 그리고 여러 발기 조건이 동시에 나빠진다. 반면 연령 증가에 따른 기능성 퇴행변화는 서서히 점진적으로 나타나며, 발기유지 곤란 문제가 먼저 나타난다.
간혹 본인의 발기가 막연하게 나빠졌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수면 중 발기 반응이 예전 같지 않거나 아침발기 빈도가 줄고 강직 조건이 떨어졌다면 걱정을 앞세우지 말고 지체 없이 평가해보자.
남성의 발기는 뇌신경, 혈관, 근육의 건강함을 드러내는 척도이다. 문제가 있다면 원인이 될 만한 생활환경을 돌아보고 개선하자. 초기에는 자발적인 노력으로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회복이 어려운 수준이라면 의료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다.
이정택 원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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