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행복한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
흔히 여자는 ‘No Love No Sex’이고, 남자는 ‘No Sex No Love’ 라는 말이 있다. 여자와 남자는 사랑과 섹스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표현이다. 남자들은 대개 사랑과 섹스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반면 여자들은 육체적인 접촉이 있기 전에 감정적인 교류인 사랑을 느끼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고, 남자는 섹스 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인데 사실은 이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많은 남자들이 “아내에 대한 사랑과 섹스는 분리할 수 없습니다. 나는 아내의 몸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 자체를 사랑하는 거예요. 아내의 몸 역시 내가 사랑하는 아내의 일부분 아닌가요?”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역시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섹스와 사랑을 분리해 받아들인다. 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사랑과 섹스를 관장하는 뇌의 구역이 분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지 않아도 섹스를 할 수 있다. 사랑과 섹스는 별개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사랑을 가져올 수 있는 낭만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여자와 남자는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어떤 것이 더 낭만적인 행위인가를 묻는 설문에 남자들은 “섹스를 하며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대답한 데 반해 여자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자들은 남자들로부터 ‘사랑해’라는 말을 듣길 원했다.
아내로부터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남편들은 대부분 집안일을 도와주거나 섹스를 열심히 해주는 행동을 사랑의 표현으로 연결시키지만 여자들은 사랑을 감정과 연결시킨다.
이렇게 엇박자로 사는 남자와 여자가 조금이라도 같은 궤적을 가지기 위해 서로를 알려고 하는 노력과 이해가 따랐을 때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바와 같이 남자들은 시각적으로 자극에 의해 성욕을 강하게 느낀다. 남자를 흥분시키는 것은 포르노, 여자의 벗은 몸, 성적인 다양성, 야한 란제리, 그녀의 동침 허락 순이다.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들의 76%가 불을 켜놓고 섹스하기를 원하는 반면, 여자는 36%만이 원했다고 한다. 스트레스와 과도한 피로에 시달리는 남자들은 질겁할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자신의 연인이나 아내와 더 자주 많은 섹스를 갖기를 열망한다. 그들은 섹스에 대해 여자들보다 훨씬 많이 생각하고 갈망한다. 그것은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인 차이로 인해서 각자의 상황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자는 섹스라는 행위를 사랑의 동의어로 생각한다. 그래서 슬픔에 빠진 연인을 위로하려고 남자는 섹스를 하려 하지만 슬픔에 빠진 연인에게 그 제의는 종종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치부되곤 한다. 여자는 그런 경우 마음의 위안을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남자도 위안이나 격려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위안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다. 육체적인 접촉을 통해 감정의 안정을 꾀하고 위로 받고 싶어 한다.
남자는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문제가 안 풀릴 때 섹스를 통해 긴장을 풀려고 하는데 이는 실제로 꽤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남자는 섹스 할 때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는지, 만족해하는지, 얼마나 흥분하는지를 꽤 중요시 여긴다. 남자들은 섹스 할 때 눈을 뜨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파트너의 반응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여자가 만족스럽다는 신호를 주면 남자는 신이 나서 섹스에 열중한다. 많은 남자들이 ‘파트너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를 좋은 섹스로 꼽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편과의 섹스 때 얼마나 만족하는지, 흥분하는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필요하다. 또 어디를 만져주는 것이 좋고, 어떤 체위가 좋은지를 말하거나 표현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싫은 것도 함께.
그런 표현은 두 사람의 섹스를 업그레이드시키고, 두 사람의 애정과 친밀도도 상승시킨다. 이때 주의할 것은 남자들은 여자들만큼 얼굴 표정이나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인 표현의 해석에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말로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의 애무를 몸 곳곳에 받고 싶은 것처럼, 남자도 그렇다. 특히 남자는 성기 애무를 받고 싶어 한다. 남자가 그런 속내를 표현했을 때 죽어도 못 한다고 기겁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태도는 즐거운 섹스를 가로막는 일이다.
남자가 성기 애무를 원하고 좋아하는 것은 그곳이 남자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목이나 가슴을 애무 받고 싶어 하는 것과 똑같은 생물학적 기호일 뿐이다. 꼭 성기가 아니어도 남자의 성감대를 찾아서 충분히 애무해주는 게 중요하다. 섹스를 더 깊이 다양하게, 또 부드럽게 하는 것은 그만큼 파트너를 사랑한다는 표현이다.
그러나 사랑을 나누는 일은 옷을 벗고 섹스를 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고, 서로를 만지고 사랑의 표현을 하는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 바로 그 모두가 사랑을 나누는 섹스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배정원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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